구조가 잘못된 횡단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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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찌마, 댓글

초고 2020. 12. 6.

 

 

신도시의 횡단보도를 찍은 사진입니다.

주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에게 보행자 도로가 전면에 있다는 것을 빠르게 인식시킬 수 있고, 자동차 도로를 보행자가 안전하고 편하게 건널 수 있도록 흰색 페인트로 표시하고 신호등을 설치한 상태입니다.

 

보행자용 인도와 자동차용 도로가 만나는 지점은 대리석이나 시멘트 재질의 경계석으로 마감하였습니다. 사용한 재질의 가격이 고가이고 적지 않은 인력을 필요로 하므로 공사 인건비도 부족하지 않게 집행하여 많은 지방 자치단체 예산이 소요되었을 것입니다.

 

이 횡단보도와 경계석은 대략 2년에 1회 정도 재정비하거나 새로 시공하는 것을 본 것 같습니다. 교통량이 많은 도로는 더 자주 교체할 것입니다. 경계석도 교체하는 데, 이곳에 사용한 대리석이나 시멘트의 재질이 그 정도의 내구연한을 갖는 재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횡단보도에 용도가 불분명한 어두운색의 봉이 여러 개 박혀 있습니다. 콘크리트로 단단하게 고정한 곳도 있고 착탈식으로 철 프레임에 꽂아 놓은 것도 있습니다.

 

우회전 도로의 모퉁이 그리고 사거리의 4곳 모퉁이에는 자동차 운전에 미숙하거나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주행 중인 자동차로부터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 같은 형태의 봉을 설치한 곳이 많습니다.

 

이 형태의 설치물을 처음 보고 20년 넘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초기에는 각각의 면이 40Cm 정도 길이의 화강암이나 대리석 육면체를 설치하였다가 금속이나 플라스틱 재질로 바뀌었습니다. 재질과 형태만 바뀌었을 뿐 위치는 거의 변함이 없습니다.

 

 

 

단순하게 그 앞에 있을 때는 '보행자를 위하여 안전한 봉을 설치했구나!' 하는 정도의 느낌만 받습니다. 우측통행을 위한 표식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횡단보도 건너편을 보면

 

1. 봉의 사이가 완만한 경사를 이루어 그 사이로 보행자가 걷거나 오토바이와 자전거 등의 이륜 차량이 지나갈 수 있는 곳이 있는 반면에

 

2. 높은 경계석이 깎이지 않은 상태로 설치되어 보행자의 낙상, 오토바이 자전거 등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소형 전동 차량이 전복될 수 있을 정도의 높이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는 건너편에서만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부주의하게 옆을 보면서 건너거나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안전시설물로 인한 사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야간에 가로등의 조도가 부족한 곳에서는 경계선과 안전 봉 자체가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지역에 오랜 기간 거주하여 횡단보도의 상태를 알고 있더라도 안전시설물로 인하여 좁아진 건널목의 절반에 해당하는 곳에 몰려 있을 수밖에 없어 각종 충돌 사고가 예측되는 지점입니다. 왕복 4차선 도로를 보수 공사로 인하여 2개 차선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1년 365일 지속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사진은 인근의 횡단보도입니다. 봉을 설치하기는 하였지만 그나마 인도와 도로의 경계선을 평탄하게 시공하였습니다.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낙상 사고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횡단보도를 올바르게 설치한 미국의 사례입니다. 보행자 안전지대를 무지개색 페인트로 표시한 폭만큼 경계선을 평탄하게 시공하고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록을 가설하였습니다.

 

 

 

동일한 미국의 횡단보도 사진입니다. 봉은 설치하지 않았지만 경계선을 횡단보도의 폭과 일치하게 시공하지 않았습니다. 낙상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일본의 한 공원 앞 횡단보도입니다.

 

공원이라는 지역적 특수성 때문에 고속으로 운행하는 이륜 차량은 없겠지만 안전을 위하여 건널목 전의 도로에 박은 반원 형태의 봉은 없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이 횡단보도는 공원 안쪽으로부터 이어지는 인도와 도로가 완전히 일치하는 평지입니다. 매우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을 주고 자동차 도로와 맞닿은 인도의 시작 지점(빨간색)부터 끝 지점까지 높이를 낮추어 지면을 평탄하게 만들었습니다.

 

 

 

일본의 또 다른 횡단보도입니다. 흰색 안전지대의 폭과 인도의 경계선의 폭이 일치합니다. 보행자가 착각할 가능성을 제거한 좋은 시공 사례입니다.

 

 


이 글 처음에 횡단보도 중간에 여러 개의 안전 봉을 설치한 지점은 무단 주정차 차량이 인도를 자주 침범하는 위치입니다. 그것을 막기 위하여 대리석, 화강암, 봉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곳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횡단보도에 불필요하게 봉을 설치한 곳은 대부분 이 무단 주정차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도 자체는 좋으나 결과가 보행자의 위험을 직접적으로 유발하고 있기에 그 방법은 잘못된 것이니까 다른 방법을 고안하거나 차라리 최초의 형태로 복원해야 합니다. 무단 주정차를 막기 위하여 인도를 30Cm 이상 높게 설치하여 주정차 차량의 하부가 인도에 파손되거나 자동차의 도어를 열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잘못된 시공도 지양해야 합니다.

 

무단 주정차를 막으려면 그에 해당하는 벌칙을 강화하거나 일반인이 고발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타당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방 자치단체의 관계자 일부에게만 한정되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계획부터 설치까지 모든 단계에 관여하고 설치, 시공, 감리에 서명하고 예산을 집행한 모든 사람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매년 외국에 현장 답사를 다녀오고 연수 교육을 받은 결과물이 이것인지 궁금합니다.

 

횡단보도에 설치한 안전 봉은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대부분 파손되어 1년에도 몇 차례 수리하고 재설치합니다. 그에 따라 봉을 박은 인도의 보도블록도 같이 교체합니다. 지방 자치단체 예산 낭비의 1순위입니다.

 

보행자 도로를 걸어 다니다 보면 오토바이나 자전거와 같은 2륜차의 통행을 막는 목적으로 길 중간에 장애물을 설치한 곳도 간혹 마주하게 됩니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검색 과정에 시각장애인용 점자 블록을 설치하고, 그 위에 다른 행정 관서에서 점자 블록의 취지를 역행하는 위험물을 추가하는 엇박자를 남발하는 것을 고발하는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문제많은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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